와인·솔향·된장 삼겹살 등등 하지만 삼겹살을 먹은 후 모두가 갖는 한결 같은 마음은 느끼함이다. 이 느끼함을 없애주는 삼겹살 집이 문을 열었다.

잘 익은 김치, 갖가지 야채들이 푸짐하게 어우러져 지글지글 익어가는 모습에 ‘군침이 꿀꺽’ 넘어갈 듯한 집. 음식점이 즐비하게 늘어선 동대동의 한 20여평 남직한 작은 선술집 ‘아빠의 청춘’이 바로 그 집이다.

‘아빠의 청춘’은 우선 선술집답게 둥그런 원형 테이블 그 한 가운데 불판이 있고 불판위에 커다란 솥뚜껑이 올라간다. 큼직막한 솥뚜껑위에 잘 익은 김치를 가장자리에 올리고 부추와 버무린 콩나물, 파무침을 올리고 그 위에 삼겹살을 굽는다. 많은 양념을 해서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이뿐이 아니다. 원형테이블에는 양상치 무침, 계란찜 등 빈곳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득 채워져 퇴근길 소주 한 잔하는 집으로 그만이다.

선술집 형태이어서 남자손님들과 담배 연기가 뿌연한 영상을 떠올렸다면 잘못 생각한 거다. 삼겹살과 매콤한 김치의 궁합 때문에 요즈음은 여자 손님이 더 많단다.

‘아빠의 청춘’이라는 상호가 눈에 들어와 사연이 있을 것 같아 주인 신호섭 씨에게 물었다. 신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린나이에 호프집을 운영하는 등 겁 없이 사업을 벌여 나갔다. IMF때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험 등의 부족으로 장사를 그만두고 경양식 주방장 등 전국을 떠돌다 친구로부터 고향의 아버님이 진폐증과 풍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적성에는 음식장사가 맞다고 판단한 신 씨는 3천만 원을 들고 동대동 한 모퉁이 문을 닫은 작은 식당을 인수 직접 인테리어를 해 지난해 창업했다. 신 씨는 정성과 미각, 후각, 시각이 받침이 돼야 손님을 끌 수 있다고 보고 오전에 출근해서 반찬을 버무리고 전날에 사용한 반찬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후 4시부터 새벽1시까지 영업을 하는 아빠의 청춘 영업 방침은 ‘완벽한 준비만이 손님을 자신있게 대한다’이다. 매출을 밝힐수는 없지만 창업 1년만에 그동안 진빚은 갚았다며 웃는다.
신 씨는 지역에서 체인점 사업을 해보는것이 소원이라는 작은 사업포부를 전했다.  

[041-931-1839 아빠의 청춘]